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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6-27 16:22 조회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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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찔린 검찰…기소하면 '권고 무시' 첫 사례
안하면 '무리한 수사' 비난 자처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2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수사 중단과 불기소 권고 결정을 내리면서 검찰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 시사저널 최준필·시사저널 고성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수사에 차질이 빚어졌다.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 중단과 불기소 권고 결정을 내림에 따라, 1년8개월 간 진행해 온 수사가 모두 원점으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파워사다리

이 부회장의 '삼성 합병·승계 의혹' 수사를 벌여 온 검찰이 딜레마에 빠졌다.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권고에 따라 불기소 처분을 내릴 경우 검찰은 수사에 대한 정당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데다 삼성 봐주기라는 비난 여론과 마주하게 된다. 반대로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이 부회장을 재판에 넘기면 수사심의위를 부정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수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27일 수사심의위의 권고 사항을 통보받은 직후부터 사건을 어떻게 처분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에 착수했다.

13명 중 10명이 수사 중단·불기소 의견

이번 수사심의위 심의에 참여한 위원은 총 13명이다. 이 중 과반을 훨씬 넘는 10명이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 중단과 불기소 의견을 냈다. '기소vs불기소' 의견이 팽팽히 맞설 것이란 당초 예상을 벗어나 불기소 의견이 압도적 우세로 나왔다. 검찰도 이 부분을 크게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들은 심의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계속 수사 여부, 이 부회장과 김종중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략팀장, 삼성물산에 대한 기소 여부 등에 대해 장시간 논의했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어디까지 보고 판단할 것인지에 대해 검찰과 삼성 측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특히 주가조종과 분식회계 등 혐의를 두고 집중적인 토론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 중 상당수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는 전언도 나왔다.

수사심의위의 권고는 법적인 강제력 없이 권고적 효력만 있다. 그러나 이번처럼 여론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한 쪽으로 치우친 결정이 나왔다면, 검찰로서도 단순 권고로 받아들이는 데 무리가 따른다. 특히 검찰이 이번 권고를 무시할 경우 수사심의위 권고를 따르지 않는 첫 사례로 남게 된다.

문무일 검찰총장 시절인 2018년 처음 제도가 도입된 이래 2년 여 동안 총 8차례의 수사심의위가 열렸고, 검찰은 모든 권고를 존중했다. 수사심의위는 주로 국민의 관심이 높거나 갈등 소지가 있는 사건을 처리하면서 검찰의 부담을 완화하고 정당성을 인정받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만약 일반 시민들이 참여한 검찰시민위원회의 동의까지 얻어 소집된 이번 수사심의위 권고를 이례적으로 무시한다면, 검찰 편의에 따라 제도를 이용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또 공정성을 고려해 객관적 절차를 거쳐 구성되는 수사심의위의 성격에 비춰봐도 검찰이 해당 권고를 무시하기는 쉽지 않다. 수사심의위는 법조계와 학계, 언론계 등 형사사법제도에 학식과 경험을 갖춘 150∼250명 이하의 위원을 두고 있으며 추첨으로 선발한 15명이 심의에 참여한다.

양창수 검찰수사심의위원장에 대한 중립성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그가 최지성 옛 삼성 미래전략실장과의 친분을 이유로 위원장 직무를 회피하면서 일단락됐다.


불법 경영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불기소 하면 '무리한 수사' 인정에 '비난 여론'까지

검찰이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고 불기소로 마무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장기간에 걸친 수사 과정에서 수많은 소환조사와 압수수색, 구속영장 청구 등을 하고도 사건을 재판에 넘기지 않는다면 무리한 수사에 대한 지적을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삼성 봐주기라는 비난 여론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2018년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 고발을 접수한 뒤 1년8개월 가까이 수사를 이어왔다. 지난해는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에 대해 2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모두 기각됐고, 이달 4일에는 이 부회장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도 법원으로부터 기각당했다.

반복된 영장 기각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기소 의지를 보여왔다. 그러나 수사심의위 권고에 따라 방향을 바꿔 불기소 처분을 하면 '대기업 봐주기' '유전무죄' 등 비난의 화살은 고스란히 검찰로 향할 가능성이 커진다.

앞서 법원이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면서도 재판의 필요성을 인정한 점은 검찰에 기소 명분을 줄 수 있다. 원정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9일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영장 청구를 기각하면서 "피의자들의 책임 유무와 정도는 재판 과정에서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심사숙고 검찰, 표정관리 삼성

이 부회장의 기소 여부는 조만간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과거 수사심의위 결정 이후 검찰이 이를 수용할지 판단하는 데 걸린 시간은 대개 일주일 이내였다. 안태근 전 검사장의 인사보복 사건은 수사심의위에서 구속기소 의견을 낸 지 3일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아사히글라스의 불법 파견 사건은 수사심의위가 기소 의견을 낸 지 7일 만에 관계자들을 재판에 넘겼다.

외부전문가 설득에 실패하며 입지가 좁아진 검찰은 격렬한 내부 논의와 수사내용 및 법리 재검토에 매진하며 심사숙고를 거듭하고 있다.

삼성 측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수사심의위의 불기소 권고가 나온 뒤 삼성은 환영 입장을 냈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은 "삼성과 이 부회장에게 기업 활동에 전념해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 기회를 주신 데 대해 감사하다"고 밝혔다. 삼성은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던 지난 4일부터 24일까지 4차례나 입장문 또는 호소문을 내면서 경영권 승계 과정의 의혹을 방어하는 한편 위기 돌파를 위해 매진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간청해왔다.

삼성은 이 부회장에 대한 최종 기소 여부 판단이 아직 나오지 않았고,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대(경실련) 등 시민단체와 여론이 이번 결정에 여전히 우호적이지 않은 점을 고려해 신중한 입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혐의에 대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린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깃발 뒤로 삼성 서초사옥이 보인다. ⓒ 연합뉴스


경기 파주에서 탈북단체가 보낸 대북전단 살포용 풍선이 지난 23일 홍천군 서면 마곡리 인근 야산에 떨어져 경찰이 수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탈북민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살포한 대북전단이 강원도와 경기도 일대에서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이들이 지난 22일 경기도 파주시에서 북한 쪽으로 대형풍선을 띄웠지만 당시 풍향 등의 이유로 상당수가 북한에 넘어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광주경찰서는 27일 광주시 남한산성면의 야산 일대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 명의로 돼 있는 대북전단 200여장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전날에도 이 인근에서 대북전단 1000여장이 비에 젖은 채로 발견됐다. 한 대북전단에는 1달러짜리 지폐 2장이 함께 붙어있었다.홀짝게임

앞서 23일 강원도 홍천군 서면 마곡리 인근 야산에서도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대북전단 살포에 사용한 2~3m 크기의 대형풍선이 발견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일가의 사진이 담긴 현수막도 함께 발견됐다. 이곳은 자유북한연합이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한 경기 파주와 70km가량 떨어진 곳으로 알려졌다. 풍선이 북쪽이 아닌 동쪽으로 이동한 셈이다.

정부는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가 평소 사용하던 수소가스 공급에 어려움을 겪어 헬륨가스를 대신 사용했고 당시 풍향 상황 등을 고려했을때 그가 살포한 대북전단들이 북쪽까지 넘어가지 못한 것으로 봤다. 통일부 관계자는 지난 23일 “박상학 대표 측이 구매한 준비물자 내역과 22~23일 풍향 등 제반 상황을 감안할 때 북측 지역으로 이동된 전단은 없는 것으로 파악한다”고 했다.

박 대표는 지난 22일 경기도 파주에서 대북전단 50만장과 소책자 500권, 1달러 지폐 2000장, SD카드 1000개를 20개의 대형 풍선에 매달아 북한으로 살포했다고 주장하며 “이번에는 아마추어인 회원들을 교육시켜 대북전단을 살포했다. 갖고 있던 수소가스를 다 압수당해 17배 비싼 헬륨가스를 구입해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설명했다.


광주 남한산성면 한 야산에서 발견된 대북 전단. 연합뉴스
경찰과 군은 이번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대북전단 살포 경위에 대한 구체적인 파악에 나선 상태다. 경찰은 이날 1개 중대 경력 80여명과 헬기 1대를 동원해 전단이 발견된 광주 남한산성면 일대에 대한 수색을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주변에서 전단 살포용 풍선이 발견되지 않은 만큼 누가, 어떻게 이 전단을 뿌렸는지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대형교회 중 한 곳인 왕성교회발(發) 집단감염 규모가 16명으로 전날(7명)보다 두배 이상 증가했다. 서울 관악구와 동작구에서만 발생했던 왕성교회 관련 확진자가 이날 노원·서초 등 2개구에서도 추가로 발생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6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에 설치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교인들이 검체 채취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는 27일 관악구 왕성교회 관련 서울 확진자가 전날보다 9명 늘어나 총 1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관악구 6명, 동작구와 노원·서초구에서 각각 1명씩 추가됐다. 특히 이날 추가 확진자가 나온 노원·서초구는 기존 왕성교회 관련 집단감염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던 구(區)라서 방역당국이 왕성교회발 코로나 확산세를 누그러뜨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 지자체는 추가 확진자의 이동동선과 감염경로 등을 구체적으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왕성교회에선 지난 24일 관악구 서원동에 거주하는 31세 여성 A(관악 90번째)씨가 첫 확진됐다. A씨는 지난 18일 교회 성대가 연습에 참석했다. 19~20일 경기 안산시 대부도에서 열린 이 교회 MT에 참여한 뒤 21일 성가대 찬양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성가대로 교회를 방문한 지난 21일 주일예배에는 신도 1700여명이 이 교회에 왔다. 신도 전수 검사 결과에 따라 집단감염 사례는 계속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지난 26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에 설치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교인들이 검체 채취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서울시에선 하루 사이(27일 0시 기준) 강남구 역삼동 모임 관련, 해외 유입 등 추가 확진자가 총 17명 늘어 누계 1284명이 됐다.
발병 10일 만에 첫 회의…교육부·질본·식약처 긴급대책반 구성



안산 유치원서 집단 식중독…일부는 '햄버거병' 추정(안산=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경기 안산시 소재 A 유치원에서 지난 16일부터 발생하기 시작한 식중독 증상 어린이가 지난 22일 기준 99명까지 늘어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일부 어린이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일명 햄버거병) 증상까지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25일 오후 안산시 소재 A 유치원 전경. 2020.6.25 stop@yna.co.kr


(서울·세종=연합뉴스) 박성진 김수현 기자 = 경기도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식중독 환자가 다수 발생한 지 10일 만에 교육부가 첫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이번 집단 식중독 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이 사고로 이미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일명 햄버거병)으로 투석 치료를 받는 어린이가 다수 발생한 상황에서 교육부의 대응이 뒤늦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교육부 "병원에서 힘들어할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교육부는 26일 질병관리본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시도교육청과 장 출혈성 대장균 감염증 예방 관리 강화를 위한 관계부처 및 시도교육청 영상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 교육부에서는 오석환 교육복지정책국장이, 다른 기관에서는 담당 과장이 각각 참석했다.

오 국장은 회의 모두 발언에서 "코로나19로 감염병 위기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또 다른 감염병으로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걱정을 많이 하고 계셔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병원에서 힘들어할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 예방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는 지난 16일부터 식중독 증상을 보인 어린이가 다수 발생했다.

보건당국이 지금까지 원생과 가족, 교직원 등 2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장 출혈성 대장균 검사에서는 49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상태고, 99명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나머지 147명은 음성이다.

특히 어린이 15명은 장 출혈성 대장균으로 인한 합병증인 용혈성요독증후군 증상을 보이며 이 가운데 5명은 신장 기능이 떨어져 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 이 병에 걸리면 평생 투석 치료에 의존해야 할 수도 있다.

문제의 유치원에는 지난 19일부터 이달 30일까지 폐쇄 명령이 내려졌다.

특히 역학조사 과정에서 궁중떡볶이 등 보존식 6건은 제대로 보관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보존식은 식중독 발생 등에 대비해 시설에서 의무적으로 음식 재료를 남겨 144시간 동안 보관하는 것을 뜻한다.

유치원생을 둔 한 학부모는 "유치원에 간 어린이가 집단으로 이런 병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이 끔찍하고 분통이 터진다"면서 "교육부와 교육청, 보건당국이 제대로 유치원을 관리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햄버거병 (GIF)[제작 정유진. 사진합성. 일러스트]


"발병 유치원 보존식 등 문제 없어"…전국 4천여 집단 급식소 설치 유치원 점검


질본과 지방자치단체의 역학조사 결과 조리 종사자 인체 검체와 보존식, 칼·도마, 교실·화장실 등 유치원 환경표본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장 출혈성 대장균은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교육부와 질본, 식약처는 국장급 대책반을 구성해 이번 사태가 종결될 때까지 역학조사와 현장 안전 점검을 공동으로 해나가기로 했다.

질본은 지자체와 협력해 유아의 식품 섭취력 분석, 식자재 추적조사 등 추가 역학 조사를 하고 추가 환자나 용혈성요독증후군 의심 환자 모니터링을 지속해서 진행할 방침이다.

식약처는 경기도와 함께 해당 유치원에 납품한 식자재 공급업체에서 돈육, 치즈, 아욱 등 34건을 수거해 검사하고, 집단 급식소가 설치된 유치원 4천31곳을 전수 점검하기로 했다.

아울러 제공한 급식을 보존하지 않은 유치원을 대상으로 처분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여름철 식중독 발생에 대비해 식중독 비상대책반도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단위학교와 학교 급식 종사자를 대상으로 위생 관리를 철저히 준수해달라고 당부하고, 위생 취약학교와 유치원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유치원 급식 안전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유치원 급식 운영·위생 관리 지침서'를 개발하고 초중등 학교 급식에 준해 유치원 위생·전담 인력을 배치할 수 있도록 관계 법령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인터넷 검색하다 의심증상 발견… 네살짜리가 인공혈관 삽입ㆍ투석" … 유치원, 집단 결석 후 이틀 공지 안 해

원생들이 집단 식중독에 걸린 경기 안산시의 유치원 문이 지난 25일 오후 굳게 닫혀 있다. 일부 원생은 이른바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 진단을 받아 파문이 커지고 있다. 뉴스1


"4세 아이가 중환자실에서 혈액투석 치료를 받고 있는데 부모가 어떻게 자나요. 걱정으로 가슴이 찢어질 거 같아 24시간 뜬눈으로 지새웠죠."

지난 25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만난 A씨는 끓어오르는 화를 억누르고 있었다. A씨 아들 B군은 올해 1월부터 경기 안산시의 한 유치원에 다녔다. 최근 원아 167명 중 수십 명이 집단 식중독(장 출혈성 대장증후군)에 걸린 그 유치원이다. B군을 포함한 14명은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증세까지 보여 투석치료 중이다.

HUS는 최악의 경우 평생 신장 투석기를 달고 살아야 할지 모르는 희귀병이다. 이창화 한양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50% 이상이 급성신부전 탓에 투석치료가 필요하다"며 "회복된 후에도 신장에 상당한 후유증을 남긴다"고 HUS에 대해 설명했다.

B군은 투석치료를 포함해 이날까지 10일째 입원 중이다. 유치원 규모가 크고 시설이 깨끗한 게 믿음직하다고 생각했던 부모들은 배신감과 분노에 치를 떨고 있다. A씨는 "어쩌다 아이에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면서 “이 유치원을 보내기로 한 결정에 죄책감까지 든다"고 말했다.

유치원은 늑장 대응, 보건소는 안내 실수…"문제 해결은 피해자 몫"


B군이 투석치료를 받기까지 모든 판단과 결정은 오롯이 A씨 부부의 몫이었다. 유치원과 지역 보건소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

처음 증상을 보인 건 지난 15일. 아침저녁으로 설사를 해 배탈이 났을 것이라 가볍게 생각했다. 그러다 다음날 오전 B군이 복통을 호소했고 오후엔 혈변까지 나오자 심각성을 직감했다. 큰 병원에 갈 채비를 하던 찰나 보건소로부터 ‘유치원에서 집단 식중독이 발병했으니 와서 검사를 받으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A씨는 “병원에 가보니 이미 입원한 아이들이 많았다”며 “주말부터 입원이 몰려 병상이 부족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B군 입원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보건소에서 안내한 병원의 병상 수요가 실제와 달라 한참 실랑이를 벌였다. A씨는 "보건소가 병상이 있다고 해서 갔는데 병원 측은 '보건소에 병상이 없다고 이미 안내했다'더라. 누구 말이 맞는지 확인이 안 돼 아픈 아이를 붙들고 한참을 병원 측과 씨름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결국 지역의 다른 병원에 아이를 입원시켰다.

유치원의 대응은 더욱 엉망이었다. 십여 명이 식중독 증세를 보여 결석한 것을 알고도 아무런 공지를 하지 않은 채 2일간 아이들을 정상 등원시켰다. 보건소에 집단발병 사실을 먼저 알린 것도 유치원이 아닌 지역 병원이었다. 안산시상록수보건소 관계자는 "16일에 '유치원에서 같은 증세로 아이들이 입원했다'는 병원 신고가 들어왔다"며 "유치원도 신고를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치원은 보건소가 학부모들에게 집단 발병을 알린 후에야 공지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지난 16일 경기 안산시의 한 유치원이 학부모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부모 정모씨는 주말부터 증상을 보인 아이들이 있었는데도 유치원이 수요일에야 늑장 문자를 보냈다며 집단 식중독이 아닌 장염 확산 정도로 안내해 학부모들이 전화나 방문으로 강력하게 항의를 한 후에야 폐원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독자 제공


"인터넷 보고 검사 요구했더니 햄버거병… 가만히 있었으면 어쩔 뻔했나"


HUS 검사는 A씨의 강력한 요청으로 이뤄졌다. 입원 뒤에도 B군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얼굴에 황달이 돌았고 눈매가 심하게 부어 올랐다. A씨는 "수액 탓에 그럴 것"이라는 병원의 만류에도 두 번이나 혈액 검사를 요구했다. 인터넷에서 검색한 장 출혈성 대장균증후군의 합병증인 HUS의 증세와 아들 상태가 유사했기 때문이다. 19일 오전에서야 B군은 햄버거병의 대표적 증상인 혈소판 감소가 확인돼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는 "보건소와 병원 어느 곳도 이 증후군이 HUS로 확장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면서 "내가 인터넷을 보고 혈액검사를 요구하지 않았다면 발견 시점이 더 늦어질 수 있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학부모들이 모인 단체방에 이런 내용을 공유하자 그제서야 B군과 유사한 증세를 보인 아이 서너 명이 서울의 같은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작은 아이가 투석기를 주렁주렁… 코로나19 탓에 면회도 못해"

A씨가 지난 23일 한 인터넷 카페에 올린 글. 그는 햄버거병이라는 게 이렇게 무서운 것인지 처음 알았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적었다. 인터넷 캡처


B군은 7일째 소변을 누지 못하고 있다. 급성 신부전 탓에 노폐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B군은 19일 이송된 직후 응급투석 뒤 목 인근 혈류량이 많은 대혈관에 굵은 인공혈관(카테터)을 삽입하는 수술을 전신마취 상태에서 받았다. 이어 24일까지 투석치료가 이어졌다. 의료진은 25일 오후 일반 병실로 옮긴 뒤 경과를 살펴보고 있다.파워볼게임

A씨 부부는 병가를 내고 안산 자택과 서울의 병원을 오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밤 시간엔 외부인의 병원 출입이 금지, 아이 옆을 지킬 수 없었다. 중환자실 면회도 '하루 한 명ㆍ30분' 으로 제한돼 투병하는 아이 손조차 잡아주지 못했다. A씨는 "지금 바라는 건 아이가 회복되는 것뿐"이라며 "더 이상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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